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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교양

논리학 — 맞는 말들로 틀린 결론에 도달하는 방법

전제가 다 참인데 결론이 거짓일 수 있다. '비가 오면 땅이 젖는다, 땅이 젖었다, 그러므로 비가 왔다'는 왜 틀린가. 형식이 타당하다는 말의 뜻을 다루는 논리학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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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검사가 이렇게 말한다고 하자. "범인이라면 현장에 지문이 남습니다. 피고의 지문이 현장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피고가 범인입니다." 문장 하나하나는 그럴듯하고, 두 전제는 실제로 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추론은 논리적으로 틀렸다. 피고가 사건 전날 그 장소를 방문했어도 지문은 남기 때문이다.

이 글이 다루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전제가 다 참이어도 결론이 거짓일 수 있는 이유, 그리고 그것을 판별하는 규칙이 있다는 사실. 이 규칙을 다루는 학문이 논리학이고, 여러분은 이미 수학 시간에 그 일부를 만났다.

참인 전제에서 어떻게 거짓 결론이 나오나?

핵심은 '내용'과 '형식'을 나누는 데 있다. 위 추론의 형식만 뽑으면 이렇다.

p이면 q다. (범인이면 지문이 남는다) q다. (지문이 남았다) 그러므로 p다. (범인이다)

이 형식을 후건 긍정(affirming the consequent)이라 부르고, 이것은 오류다. q(지문)를 만드는 원인이 p(범인) 하나뿐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방문객도, 청소부도 지문을 남긴다. 두 전제가 참이어도 결론은 새어 나간다.

반면 형식만 살짝 바꾼 다음 추론은 완전히 타당하다.

p이면 q다. 그런데 q가 아니다. 그러므로 p가 아니다. (범인이면 지문이 남는다. 그런데 지문이 없다. 그러므로 범인이 아니다.)

이것을 후건 부정이라 하며, 여기서는 전제가 참이면 결론이 반드시 참이다. 두 추론의 차이는 내용이 아니라 오직 형식에 있다. 논리학이 '형식'논리학이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 현상을 다루는 학문은 무엇인가?

논리학(logic)은 '타당한 추론의 형식'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모든 A는 B다, 모든 B는 C다, 그러므로 모든 A는 C다' 같은 삼단논법을 체계화한 데서 출발해, 오늘날에는 기호를 써서 추론을 계산처럼 다루는 기호논리학으로 발전했다.

여기서 반드시 구별해야 할 두 개념이 있다. 타당성(validity)은 형식의 문제고, 건전성(soundness)은 거기에 '전제가 실제로 참인가'까지 더한 것이다. 형식이 아무리 타당해도 전제가 거짓이면("모든 새는 난다, 펭귄은 새다, 그러므로 펭귄은 난다") 결론은 믿을 수 없다. 논리학은 이 둘을 칼같이 나눈다. 이 점에서 논리학은 '무엇이 사실인가'를 묻는 개별 과학과 달리, '어떤 추론이 형식적으로 옳은가'만을 묻는다.

고등학교에서 배운 무엇과 이어지나?

공통수학2의 집합과 명제 단원이 정확히 이 논리학의 입구다. '역·이·대우', '충분조건과 필요조건', '귀류법' — 이 이름들이 전부 형식논리의 도구다. 특히 대우 증명법은 'p이면 q'와 'q가 아니면 p가 아니다'가 항상 참·거짓을 같이한다는 성질을 이용하는데, 이것이 앞에서 본 '후건 부정'과 같은 원리다. (명제의 역·이·대우 — 참·거짓이 서로 어떻게 묶이는지에서 이 관계를 표로 정리했다.)

'모든'과 '어떤'이 붙은 명제의 부정을 다루는 부분(명제와 조건 — '모든/어떤' 명제의 참·거짓)도 논리학에서는 '양화사(quantifier)'라는 이름으로 훨씬 크게 자란다. 수학 시간에는 이것을 '증명의 기술'로 배우지만, 논리학에서는 추론 자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이 다르다.

대학에서는 이걸 어떻게 배우나?

논리학은 보통 철학과의 기초 과목으로 열리지만, 수학과·컴퓨터공학과에서도 핵심 도구다. 기호논리학에서 명제논리·술어논리를 배우고, 더 나아가면 '어떤 명제는 참이지만 그 체계 안에서 증명할 수 없다'는 20세기 논리학의 깊은 결과들까지 이어진다. 컴퓨터공학에서는 이 형식논리가 회로 설계, 프로그램의 정확성 증명, 데이터베이스 질의의 바탕이 된다. (물론 학과·전공에 따라 다루는 깊이와 순서는 대학마다 다르다.)

여기서 뻗어 나갈 탐구 질문 3가지

  1. 컴퓨터의 논리 회로(AND·OR·NOT 게이트)는 형식논리의 어떤 부분을 하드웨어로 옮긴 것일까? '참/거짓'과 '1/0'의 대응을 조사해 보자.
  2. 일상 토론에서 자주 보이는 '허수아비 논증', '성급한 일반화' 같은 비형식적 오류는, 형식의 문제인 후건 긍정과 어떻게 다른가?
  3. 법 조문의 '~한 경우에는 ~한다'는 조건문의 구조를 띤다. 판결에서 벌어지는 해석 다툼은 논리의 문제일까, 언어의 문제일까?

한 줄 요약

논리학은 '무슨 말을 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형식으로 잇는가'를 본다 — 그래서 참인 말들로도 틀린 결론에 이르는 길을 정확히 짚어낸다.

수학의 '명제' 단원을 시험용 증명 기술로만 두지 않고 '추론이라는 것 자체'로 확장하면, 인문·사회 어느 쪽으로 진로를 잡든 통하는 탐구 각도가 생긴다. TimeLevelUp으로 학습을 기록하며 이런 교과 너머의 질문을 모아 두면, 그것을 생기부의 탐구로 엮는 일은 생기부레벨업의 1:1 상담이 함께 설계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제가 모두 참인데 결론이 틀릴 수 있나?
네. 논리학에서 '타당하다(valid)'는 것은 '전제가 참이면 결론이 반드시 참'이라는 형식의 문제입니다. 형식이 어긋나면 전제가 다 참이어도 결론이 거짓일 수 있고, 반대로 전제 자체가 거짓이면 형식이 타당해도 결론을 믿을 수 없습니다.
Q. '후건 긍정의 오류'가 무엇인가?
'p이면 q다, q다, 그러므로 p다'처럼 결과(후건)가 참임을 근거로 원인(전건)을 단정하는 잘못입니다. '비가 오면 땅이 젖는다, 땅이 젖었다, 그러므로 비가 왔다'가 대표적입니다 — 물을 뿌려도 땅은 젖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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